라디오 진행자 김어준 씨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언론인 선거운동 금지'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7. 뉴시스
경찰이 이동재 전 채널 A 기자로부터 고소된 방송인 김어준씨를 20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한 차례 불송치했다가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재수사를 요청받은 지 9개월 만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날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19일부터 그해 10월9일까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종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2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추가로 제기해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으나, 두달 뒤인 그해 12월 서울북부지검이 재수사를 요청해 9개월여 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재수사 끝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게 된 배경에는 최강욱 전 의원 피소가 결정적이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당시 최 전 의원은 2020년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리고 같은 주장을 했다가 같은 달 19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최 전 의원이 피소된 것이 언론 등에 회자된 이후에도 김씨가 비슷한 주장을 한 것에는 명예훼손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때문에 그해 4월6일부터 19일 이전까지 김씨의 발언은 불송치를 유지하되, 이후 발언들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사 방송을 해온 전문 방송인이라면 고발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 이후 발언에 대해선 좀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중을 기했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