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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1위→카카오→홀로서기?…'다음(Daum)'의 다음은[사이다IT]

서비스 경쟁력 제고 위해 이달 사내독립기업 분리 합병 후 시너지 저조·점유율 급락…AI로 검색 변화 대응

등록일 2023년05월07일 17시57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다음 포털 CI

 

 

카카오가 오는 15일 포털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014년 10월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해 통합법인이 출범한 지 9년 만입니다. 카카오는 다음 CIC 설립으로 포털 서비스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인공지능(AI) 활용 신규 서비스 출시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카카오 측은 "검색 및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음 서비스의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성과를 내고자 다음사업부문을 CIC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다음’을 사업에서 분할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CIC는 여전히 카카오 소속입니다. CIC는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 경영 기반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다음 서비스만의 목표를 수립하고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가 2018년 12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지 3년여 만에 흡수합병해 CIC로 품은 바 있죠. 이어 지난해 1월 커머스 사업부로 개편됐으나 지난 8월 다시 CIC 체제를 택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변화에 맞춰 커머스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제반 및 보상 체계 등을 갖추기 위함입니다.

CIC는 사업을 키운 뒤 별도법인 분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조직이기도 합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2019년 사내 CIC로 출범했다가 그해 12월 분사했고, 카카오헬스케어도 카카오 내 CIC로 시작했다가 분사했죠.

이에 카카오 다음 CIC 설립 후 ‘잘 되면’ 분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체질개선에 성공하지 못하면 향후 매각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합병 시너지 기대됐지만 '카카오톡' 내세우며 다음 존재감 사라져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한지 9년 만에 CIC 분리를 결정한 속내는 무엇일까요.

앞서 무료 전자 메일 서비스 업체였던 '한메일넷'은 1999년 7월 다음(DAUM)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포털로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기존 메일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카페도 호응을 얻으며 네이버와 양대 포털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던 지난 2014년, 1위 메신저 업체 ‘카카오’와 합병을 결정, ‘다음 카카오’를 출범했습니다.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의 포털기술이 결합하면 막강한 시너지를 내고, 주춤했던 다음 점유율이 상승해 네이버를 제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죠.

그러나 시너지는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통합법인은 합병 1년 만에 사명을 ‘카카오’로 바꿨고 모바일 경쟁력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다음클라우드, 마이피플 등 기존 다음 사업도 하나둘씩 정리했습니다.

이에 다음의 검색 경쟁력은 뒤처지기 시작했고, 최대 라이벌 네이버와의 매출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죠. 지난 2016년에는 ‘포털’ 사업 부문을 신설하면서 카카오가 ‘다음’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2018년 여민수·조수용 전 공동대표 취임 후 카카오3.0 출범을 선언하고 카카오 브랜드를 통합, 글로벌로 진출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3.0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며 고속 성장했고 대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인 ‘톡비즈’를 확실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안착시켰고 멜론과 카카오M을 합병하는 한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나날이 성장했습니다.

 

 

 

 

 

◆체질개선이 우선…카카오 AI 접목으로 검색 패러다임 변화 대응 도전

그러는 사이 ‘다음’은 카카오의 비주력 사업이 됐고, 존재감은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다음 광고수익이 타격을 입으면서 카카오의 ‘포털비즈’ 매출은 ▲2019년 5236억원 ▲2020년 4780억원 ▲2021년 4925억원 ▲2022년 4241억원 등으로 지속 감소세입니다. 올 1분기만 보면 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습니다.

검색 점유율도 턱 없이 낮아졌습니다. NHN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집계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점유율(평균 유입률)은 네이버가 62.19%, 구글이 31.77%인 반면, 다음은 5.37%에 그쳤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월 다음 모바일앱 이용자는 81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습니다.

다음 출신 인물도 카카오에서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다음 CIC 대표에 내정된 황유지 다음사업부문장은 NHN 출신입니다. 여민수·조수용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남궁훈 전 대표,  홍은택 대표 등 주요 인사 역시 NHN 출신이 대부분이죠.

카카오와 다음의 통합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습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다음 계정 서비스를 폐지하고 다음 로그인 기능을 카카오 계정으로 통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개 아이디를 갖고 있던 이용자들이 통합에 혼선을 빚고 오류가 발생하는 등 불편이 가중된 바 있습니다.

'포털' 사업자로서 정치적 부담도 큽니다. 다음은 오랫동안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나 관련 댓글 등 관련해 좌편향 논란 등에 시달렸습니다. 선거철마다 정치권으로부터 포털 독과점, 뉴스 편집권 등을 두고 꾸준히 비판과 압박이 제기됐죠. 또 뉴스서비스 운영 방식을 두고 언론과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다음 CIC 설립은 ‘카카오톡’에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달 중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을 차지하고 있던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뷰’는 오픈채팅으로 교체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카카오톡 친구탭에 ‘오늘 생일인 친구' 뿐만 아니라 기념일 친구 영역이 추가됩니다. 하반기까지 꾸준히 카카오톡 개편을 진행해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고 광고 수익 확대도 꾀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새 성장동력으로는 AI와 헬스케어를 밀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중 카카오브레인의 업그레이드 된 초거대 AI모델 코GPT 2.0를 선보이고, 4분기에는 카카오헬스케어가 모바일 혈당관리 앱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 속에서 신사업 투자를 늘려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렇듯 다음이 카카오 성장동력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결국 카카오가 다음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4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쟁력 낮은 사업은 정리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손익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매각 가능성이 점쳐졌죠.

우선 매각 보다는 카카오가 다음 체질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도 많습니다. 포털이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뉴스 서비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만약 매각에 나선다면 어렵게 이룬 카카오와 다음 계정 통합도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CIC는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카카오브레인의 코GPT 2.0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는 코GPT 2.0이 파라미터 수나 데이터셋 등은 부족할 수 있지만 한국어 특화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다고 자신합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 열풍으로 키워드 검색 위주의 포털 영향력이 줄어드는 등 판도가 뒤바뀌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구글이 초거대 AI ‘람다 기반의 AI 챗봇 ‘바드’를 내놓고, 현재 검색엔진에 탑재하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결합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네이버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오는 7월 '서치GPT'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에 초거대 AI 기술이 향후 검색엔진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음이 카카오 AI와 시너지 발휘에 성공해 체질개선에 성공, 계륵과 같은 존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돌고 돌아 카카오의 '알짜' 사업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뉴시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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