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11.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13일 국회에서 탈당 행사를 열고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한 지지자가 이 대표 흉기 피습 사건을 두고 원색적인 비난을 해 이낙연 전 대표가 직접 사과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탈당 기념행사에는 이 전 대표가 추진 중인 신당에 합류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을 비롯해 지지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전 부의장은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두고 "하나는 의리고, 하나는 분노였다"며 "서울대 법대 다닐 때부터 평생 친구인 이 전 대표가 너무 외롭게 투쟁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민이던 송영길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고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에 이재명씨가 들어선 걸 보고 '당이 망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최 전 시장은 "이재명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이) 신당에 가지 못하게 경선 시기를 최대한 늦출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 50∼100명이 고민하고 있을 텐데, 하루라도 빨리 신당에 합류하지 않으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그는 이 대표를 향해 "꿈이 청와대 가는 것일 텐데, 저 때문에 절대 못 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 행사는 이재명 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최근 권리당원에서 제명된 유튜버 백광현씨의 주도로 마련됐다.
일부 지지자들은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프로레슬러 출신 김남훈씨는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을 두고 "살다 보니 목에 '칼빵' 맞았는데 지지율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이 대표의 주요 일정이 '병원, 법원, 병원, 법원'이다. 남의 당 대표로 너무 좋다"고 비꼬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도 정치테러를 당한 야당 대표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조롱하지는 않는다"며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저질 혐오 발언에 대해 엄정 조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탈당 명분으로 지지자들의 강성발언을 문제 삼던 당사자들이 한솥밥을 먹던 동지들에 대한 비난과 극우 유튜버들도 쓰지 않는 극언을 쏟아내는, 기본 인륜을 저버린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는 "문제의 발언을 하신 분께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지지자들의 주의를 바란다"며 "어느 경우에도 품위를 지키는 것이 옳다"고 했다.
발언 당사자인 김씨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막말과 내로남불에 염증을 느껴 당을 떠나는 후련한 심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이 대표 피습에 대해 지나치게 가벼운 표현을 쓴 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