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6년 동안 614억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의 동생 B씨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05.06. 뉴시스
우리은행에서 회삿돈 70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우리은행 전 직원과 동생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었다.
법원은 공범 C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한편 직원 형제의 금원을 수수한 이들에게도 추징을 함께 명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45)씨와 A씨의 동생 B(43)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5년,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1심의 추징금보다 9억원가량 증가한 약 332억755만의 추징을 함께 명하면서도 50억원의 금액은 공동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C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약 13억9578만원 추징금을 내렸다.
이들 형제의 횡령 금원을 취득해 참가인 신분으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겐 550만원~17억6590만원을 추징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한 A씨는 B씨와 함께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여원을 3차례에 걸쳐 인출,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에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해외직접투자 및 외화예금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 거래대금인 것처럼 속인 뒤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50억여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회삿돈을 인출할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명의 문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개인투자자로 파악된 C씨는 횡령액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A씨로부터 투자정보 제공에 따른 대가 등으로 약 16억원을 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3년,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C씨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이후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이번 항소를 제기하고 지난해 4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또 262억, 261억원의 추징금도 함께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자금관리체계가 엄격한 금융기관 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쌈짓돈처럼 (돈을) 인출해 사용했다"며 "금융시스템의 신뢰 역시 중대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형을 유지할 경우 대규모 횡령 범죄라고 하더라도 감옥에 다녀오면 남는 장사라는 사회적 인식을 남길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검찰은 A씨 형제의 횡령금액을 약 707억원으로 늘려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614억에 관한 심리만 이뤄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