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4.01.05.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례적으로 위로 전문을 보낸 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다.
6일 북한 공식 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5일 기시다 총리에게 보낸 위로 전문을 통해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에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하여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피해지역 인민들이 하루빨리 지진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안정된 생활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문에서 기시다 총리를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고 칭하며 존칭으로 예우했다.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 이른바 반미 전선 국가가 아닌 일본 총리 앞으로 위로 전문을 보낸 건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5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에게도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탄테러와 관련해서도 위로 전문을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2024년 신년경축대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01.01. 뉴시스
일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북일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건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압박감을 느끼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선 대적 행동, 한국에 대해선 사실상 민족을 포기하면서까지 초강경 입장을 보이는 반면 일본에 대해선 다소 여지를 두며 각개로 태도를 달리하고 있다"며 "한미일 안보협력 분위기를 일정 부분 흐리게 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하야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토(能登)반도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로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포함해 최근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총리에게 지진 등과 관련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 사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피해자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각국 정상 등의 메시지에 답신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과 북한 사이 대화에 관해서 이번 메시지 대응을 포함해 사안의 성격성 답변을 자제하고 싶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