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 신호 버튼을
누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1.02.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증시는 국민의 자산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라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매도 개혁 등 자본시장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개최된 중사 개장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증시 개장식 참석은 처음이다. 지난 1일 국립현충원 방문을 제외하면 윤 대통령의 새해 첫 공식 외부 일정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다. 그리고 국민의 자산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은 획일적 기계적 공정이 아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인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다.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증권시장의 도약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 갖춘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해서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드러난 해외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를 엄중히 처벌하고 불법 공매도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상향해서 반복되는 연말 매도폭탄으로 인한 투자자 손실을 막도록 했다"며 "우리 증시가 기관과 외국인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철저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구태의연한 부자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 역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종잣돈을 더 쉽게 굴릴 수 있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형(ISA) 계좌 등 자산형성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해 경제적으로는 참 어려웠다. 기존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복합 위기와 맞서야 했다"면서 "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국민과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고 이제 회복과 도약의 기운 움트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 이사장은 다만 "최근 국내외 증시에 훈풍이 불고는 있지만 여전히 올해도 불확실성 높다고 한다. 흔들림 없는 시장운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며 "자본시장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이 되도록 활력과 노력의 기운으로 불어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공정 거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투자자를 불편하게 하는 제반 제도는 뜯어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과 함께 단상에서 증시 개장 신호 버튼을 눌렀다.
2024년 새해 첫 거래일인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655.28)보다 9.81포인트(0.37%) 하락한 2645.47에 장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1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당국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국회에서는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