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윤재옥(대구 달서을)·김상훈 뉴시스
내년 22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쏘아 올린 ‘중진 험지 출마와 물갈이론’이 국민의힘 최대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 공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란 수식이 굳어진 대구·경북에서 하 의원의 의도와 상관없이 TK 3선 이상 국회의원들에게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선인 하 의원은 지난 7일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해운대갑이 아닌 서울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의 총선, 특히 수도권 승리의 밀알이 되고자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면서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법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정치 신인이 많이 들어와야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선 이상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는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물갈이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특히 해운대갑은 부산지역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해 국민의힘 공천권만 쥐면 당선이 유력한 곳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하 의원의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 의원과 정치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개혁을 빙자한 자기 살 길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대구·경북 정치권에서의 울림은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대구 12명의 국회의원 중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은 3선이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5선이다. 경북의 13명 국회의원 중 3선 이상은 한 명도 없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그동안 매번 총선 때마다 대구·경북에서 높은 비율의 인물 교체가 이뤄지다보니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타 지역보다 현저하게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중량감이 적어 국책사업 유치와 국비 확보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쟁이 없어 치열함이 없고, 치열함이 없어 존재감도 없는 것이 TK지역 국회의원들의 민낯이란 비판이다.
특히 대구·경북이 자타가 인정하는 국민의힘 텃밭이라면 수도권 인물난이라는 당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데 헌신하고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 의원이 대구·경북 3선 이상 중진들에게 던진 수도권 총선 출마의 공을 이들이 받을 것인지, 아니면 못내 외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